[최원철 원장 감수] 기획기사 _ 성형과 다이어트 공화국, 당신은 정말 아름답습니까?
이오클리닉 2017-11-28 21:36 1277
코르셋이란 옆구리 살을 감춰 몸매를 아름답게 보이도록 하는 도구다. 서구 여자들은 전통적으로 이 도구를 이용해 몸매를 아름답게 만들었다. 그러나 코르셋은 철사로 이루어져 있다. 이미 만들어 놓은 철사의 형태 안에 사람의 몸을 구겨 넣는 구조였다. 그 때문에 코르셋으로 인해 조여지는 내부 장기들은 압박에 눌려 제 자리에서 벗어나기도 하는 등 건강 문제를 초래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코르셋처럼 건강을 해치면서까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행위가 비판받고 있다.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해 스스로를 깎아먹는 행위는 정당하지 못하고 옳은 행위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회 풍조가 생겼기 때문이다. 코르셋이 과거의 자신을 얽매는 도구였다면, 현재는 성형과 다이어트가 코르셋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나를 지우는 성형
"시선이 즐겁습니다.", "인기 때문에 끌려다니느라 피곤할 수도 있습니다.", "당신의 매력을 채워드립니다." 이는 성형외과를 홍보하는 문구들이다. 모든 성형외과에서는 외모를 바꿈으로 인해 인생이 180도 달라질 것처럼 말하고는 한다. 이러한 성형외과 광고는 버스나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에서부터 길거리에 떨어진 홍보 명함들까지 어디서나 쉽게 찾을 수 있다.
<렛미인(Let 美人)>이라는 프로그램을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사람들의 콤플렉스를 성형과 운동으로 극복해 새로운 인생을 살게 해주는 것이 프로그램의 주된 내용이다. 이러한 모습들은 성형이 얼마나 우리에게 친숙하고 익숙해졌는지를 보여준다.
요즘은 성형을 미용의 의미로 이해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진정한 성형의 의미는 신체적으로 가진 구조적인 변형이나 기형을 수정해,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결함을 교정하는 데 있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사람들은 성형을 교정이나 재건보다는 미용에 치중해 이용하고 있다는 의미다. 대중매체는 연일 어떤 연예인이 어디를 고쳐 더 아름다워졌고, 살을 많이 뺄수록 대단한 것처럼 보도한다. 뉴스의 대상이 된 사람의 외모나 몸매를 평가하는 댓글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뉴스의 내용보다는 외모 평가에 치중해 중요한 것을 보지 못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어렸을 때부터 너무나도 쉽게 성형을 바라고, 또 너무 쉽게 결정한다. 성형외과 광고와 대중매체들은 성형으로 생겨난 좋은 결과만을 홍보한다. 성형으로 눈이 예뻐진 사람, 코가 더 높아진 사람, 살이 더 빠진 사람들을 광고 모델로 세워 사람들을 현혹시킨다. 성형을 하면 모두 모델들처럼 근사한 삶을 살 수 있을 거라고 말이다. 그러나 그들이 말하는 성형의 결과 속에 성형의 부작용으로 인해 인생이 망가진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혹은 성형의 결과에 가려 부작용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외모 지상주의의 문제점은 여기에 있다. 성형 후에는 성형한 부위가 흘러내리거나, 피부 안에 집어넣은 보형물 등이 썩어 심각한 문제가 생기기도 하는데, 과연 사람들은 그것이 가치 있다고 판단하는 걸까? 아니면 외모 지상주의적인 사회 분위기에 젖어 그마저도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사람들은 자신이 주체적으로 성형을 결정하고 그것을 행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 발자국 떨어져 생각했을 때 과연 본인 스스로의 모습을 지워 골격을 바꾸고 선을 바꾸는 것이 옳다고만은 할 수 없을 것이다. 외적인 모습도 분명한 자신의 모습 중 하나지만, 내적으로 생각을 바꾸면 위험천만한 성형이 아닌 스스로를 가꾸는 방법이 분명 있지 않을까.
누구를 위한 다이어트인가?
외모 지상주의의 풍조로 많은 사람들이 성형뿐만 아니라 다이어트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손만 뻗으면 닿을 수 있는 스마트폰이나 TV에서는 독특하고 다양한 다이어트 제품이나 프로그램들을 소개하고 있다. 그중 몇몇을 예로 들자면, 여러 가지 채소를 넣어 만든 해독주스, 다이어트 제품 '먹어도 좋아', 다이어트 TV 프로그램 <나는 몸신이다> 등 과거에 비해 현대에서는 남녀노소 누구나 다이어트에 많은 관심과 흥미를 가지고 있다.
지난해 7월 서울디지털대학교에서 재학생 67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다이어트와 몸매 관리'에 대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몸매 관리를 하는 이유에 대한 질문에 '건강 유지를 위해서'가 34.6%, '취업 및 사회생활을 위해서'가 10.5%, '외모가 중시돼서'가 48.8%, '주변의 시선이나 압박 때문에'가 6.2%로 '외모가 중시돼서'의 항목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또한, 지난 2013년 「월간웨딩 21」에서 전국 남녀 대학생 500명을 상대로 실시한 '대학생 다이어트 실태'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학생의 45.2%가 현재 다이어트를 진행하는 중이라고 응답했으며, 남학생(31.4%)보다 여학생(51.5%)의 비율이 무려 20%가량 높았다. 위 설문조사를 살펴보면, 많은 사람이 자신의 외모 가꾸기와 다이어트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남자보다 여자들이 다이어트에 더 관심이 있는 걸로 판단된다. 이렇게 사람들이 다이어트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과거에 비해 대중매체에 노출되는 시간이 많아졌고, 현대사회에서 추구하는 미의 기준이 바뀌어 우리의 시각이 변화했기 때문일 것이다.
대학생 다이어트 실태를 좀 더 알아보기 위해 우리대학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우리대학에 재학 중인 고윤성 씨(도시공학과 2년)는 "정상체중이지만 SNS와 TV에 나오는 연예인들의 모습, 주변에서 다이어트를 하는 친구들과 비교되는 자신의 모습으로 인해 몸매 관리에 힘써야 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정아현 씨(영어영문학과 2년)는 "주변에서 마른 친구들이 다이어트를 하는 모습을 보고 자극을 받아 이번 여름방학 때, 헬스장과 요가학원에 다닐 계획이다"고 전했다.
이처럼 많은 학생들이 자신의 건강 유지를 위해서 다이어트를 하는 것이 아닌, 다른 사람들의 눈에 비치는 나의 모습으로 인해 다이어트를 결심하고, 또 심한 경우 건강을 해치기도 한다. 과연 다이어트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 무리한 다이어트로 인해 나의 건강에 어떤 부작용이 생기게 될지 알아보자.
다이어트의 부작용
무리한 다이어트로 인해 생겨나는 부작용 또한 간과할 수 없다. 무리한 다이어트로 건강을 해치는 사람들이 늘어남에 따라 병원을 찾는 사람 또한 부쩍 많이 늘어나고 있다. 다이어터들이 늘어나면서 다이어트의 새로운 방법도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그 방법들에 부작용이 있으니 꼭 확인을 해야 한다.
최원철 의사(이오의원)의 말에 따르면 "요즘 저탄수(화물) 고지방 다이어트가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평소 저탄수 고지방으로 먹지 않던 사람이 갑자기 식단을 바꾸게 되면 오래가지 못하고 본래 식단으로 돌아가게 된다. 이렇게 극단적인 탄수화물 제한으로 인슐린 분비량이 떨어져 있는 상태에서 갑자기 고탄수화물을 먹게 되면 고혈당을 일으킬 수 있다"고 위험성을 경고했다.
덧붙여 "다이어트를 하는 많은 사람들이 식욕을 참지 못하고 식욕억제제를 복용한다. 식욕억제제는 불면증을 유발하는데, 불면증을 해소하고자 수면유도제를 복용하면 몸에 악영향이 초래된다. 의약품이나 다이어트 보조제를 이용하는 것보단 규칙적인 생활 패턴과 식이요법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고 다이어트에 관한 조언을 남겼다.
김예은 씨(행정언론학부 2년)는 "다이어트 도중 정신이 피폐해지거나 거식증에 걸렸다는 연예인들의 얘기를 종종 듣는다. 그만큼 잘못된 다이어트 방법은 외모를 가꾸는 게 아니라 오히려 외모를 망칠 수 있다. 병원이나 전문가를 찾아가 본인에게 맞는 방법을 상담받는 것이 가장 안전할 것 같다"고 전했다.
미국 영양사협회에서는 유행 다이어트를 찾는 다이어터들에게 "체중 조절을 위한 획기적인 식품이나 음식은 지구상에 없다. 일부 식품군의 섭취를 엄격히 제한하면 체중을 감량하는 것이 아니라, 영양 불균형을 초래하는 것이다. 특정한 음식이나 다이어트 식품을 사는 행위는 체중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지갑의 무게만 줄이는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단순히 적게 먹으면 체중은 줄어들지만 여러 부작용이 같이 나타난다. 다양한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고, 몸을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열량 섭취를 줄여가며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다이어트에 있어 가장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현 사회가 내적인 모습이 아닌 외적인 모습만을 보고 판단하고 있는 만큼 우리는 외모를 가꾸기에 급급하다. 한 포털사이트에서 연재 중인 웹툰 <외모지상주의>는 외모만 중요시하는 현 사회를 비판하고 있다. 외적인 모습뿐만 아니라 내적인 모습까지 같이 가꿀 수 있는 사람이 진정 아름다운 사람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병훈 수습기자 lbh6729@wku.ac.kr
출처 :: http://www.wk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128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