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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비만에 대한 이해 혹은 오해] 여성호르몬과 비만의 관계

이오클리닉 2017-02-05 20:39 조회수 아이콘 2741


[비만에 대한 이해 혹은 오해] 여성호르몬과 비만의 관계

 

체지방과 여성호르몬은 상호영향을 줍니다. 먼저 사춘기 초경 이후 가임기 여성들은 임신과 수유에 대비하기 위해서 체지방을 축적하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초경 이후 가슴이 발달하고 둔부, 골반에 지방이 쌓이며 이 부위가 발달하게 됩니다.

 

여자 아이들이 성장해 초경을 하게 되고 초경 이후 규칙적으로 생리를 하려면 적절량의 체지방이 필요합니다.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는 렙틴 호르몬은 적절한 체지방이 형성 되었는지 인식해 여성호르몬 분비자극과 연관돼 있는 뇌의 시상하부에서 호르몬을 분비하게 합니다.

 

비만한 소아가 빠른 초경을 맞이하는 것도 이와 관련이 있습니다. 비만한 소아의 경우 체지방의 증가로 혈중에 높은 렙틴 호르몬 수치를 보이게 되며 이로 인해 빠른 초경을 맞게 됩니다. 또한 비만한 소아의 증가된 지방세포로 지방세포 아로마테이즈(aromatase)의 활성이 높아지고 말초에서의 안드로겐-에스트로겐 전환이 증가돼 여성호르몬의 분비량 또한 늘어납니다. 초경 시기가 빠를수록 성인이 됐을 때 체질량지수(BMI)가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도 있으며 빠른 사춘기와 초경은 유방암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하지만 비만하다고 해서 여성호르몬 분비가 지속적으로 상승되는 것은 아닙니다. 체중과 지방세포의 증가는 여성호르몬 균형에 여러 장애를 초래하게 됩니다. 성호르몬-결합 글로불린이라는 단백질은 조직, 기관으로 에스트로겐과 안드로겐을 운반하는 역할을 합니다. 비만하게 되면 인슐린 저항성으로 인슐린 분비량이 많아지고 높아진 인슐린의 영향으로 성호르몬-결합 글로불린의 농도가 감소하게 되면 조직으로 운반되는 성호르몬에 장애를 초래하게 됩니다.


성호르몬-결합 글로불린의 감소는 여성호르몬 뿐만 아니라 남성호르몬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조직에서 남성호르몬이 부족하다고 인식해 남성호르몬 분비량을 늘리게 됩니다. 이로 인해 여성에서 남성호르몬 증가 및 여성호르몬 부족으로 무배란을 초래하게 되며 남성에서는 여성호르몬 증가로 여성형 유방 등을 초래하게 됩니다.

 

폐경에 따른 체중증가 역시 관련이 깊습니다. 폐경 후 체중의 증가는 주로 제지방(신체에서 지방을 제외한 양, fat free mass)의 감소와 이로 인한 안정 시 대사율의 감소에 인한 것이며 평균적으로 1년에 0.25kg씩 증가한다고 합니다. 즉, 신체활동의 감소와 안정 시 대사율의 감소에 의한 에너지 소비의 감소, 폐경 후 신체 활동량의 감소 및 음식 섭취의 증가가 주원인입니다. 또한 생리 중단에 따른 황체기 에너지 소비의 소실 역시 원인으로 작용합니다.

 

폐경 후 지방의 분포 형태 역시 관심을 가지셔야 합니다. 여성호르몬은 둔부, 대퇴부의 지방 축적을 증가시키고 남성호르몬은 상체 지방 축적과 연관이 있습니다. 지방축적 양상으로 구분해본다면 남성형 비만(android)과 여성형 비만(gynoid)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성에 따른 구분은 아니며 여성에서도 남성 비만형을 보일 수 있고 남성에서도 여성 비만형을 보일 수 있습니다. 이는 남성호르몬과 여성호르몬 비율과 부위별 지방분해 정도, 지단백 리파아제(lipo-protein lipase) 활성 정도에 따라 발생합니다.

 

하지만 폐경이 되면 지방의 분포에 변화가 옵니다. 폐경 전 여성에서는 둔부, 대퇴부 부위의 지방 세포에서의 지단백 리파아제 활성이 증가돼 있고 지방 분해가 적어 이 부위에 지방이 축적됩니다. 하지만 폐경이 되면 둔부, 대퇴부의 지단백 리파아제의 활성이 감소될 뿐 아니라 복부의 지방분해가 감소돼 지방 축적이 주로 복부에서 일어나게 됩니다. 즉, 둔부, 허벅지에 쌓이던 지방이 복부, 옆구리에 쌓이게 되며 여성형 비만(gynoid)이 폐경 후에는 남성형 비만(android)형으로 변해가게 되는 것입니다.

 

이처럼 여성호르몬은 여성의 인생 전반에 걸쳐서 영향을 주며 특히 지방세포와는 더욱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하지만 여성호르몬과 비만을 외형적인, 미용적인 측면으로만 보지 마시길 바랍니다. 사춘기 비만은 생리불순, 성인기 저신장, 당뇨, 대사질환 등의 위험을 높이며, 폐경 후 비만은 여성호르몬의 부재 상황과 맞물려서 심혈관, 뇌혈관 질환의 위험, 이상지질혈증, 유방암, 자궁내막암 등의 발생률을 높이는 원인이 되기 때문입니다.

 

체중관리는 평생 동안 실천해야 합니다. 특히 폐경 후에는 제지방의 감소, 근감소증(sarcopenia)에 중점을 두고 적절한 운동과 균형 잡힌 식단을 통해 근육량의 감소를 막는 것을 목표로 하셔야 합니다.

 

최원철 원장

출처 : 헬스앤라이프 http://news.healthi.kr/news_view.asp?ArticleID=170104105226